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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경영학

인사 등급 제도

by King Bob 2022.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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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대표적인 인사 등급 제도에 대해서 알아보자. 앞에서 보았듯이 등급을 두는 이유는 보상 수준과 연결이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개인이 회사에 들어가서 충성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보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에서 운영되는 대표적인 보상에는 급여와 승진이 있는데 보상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 하는 것은 구성원들이 조직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제시하는 것이 된다. 다시 말해서 어떠한 기준에 따라 승진과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가에 따라 구성원들이 회사에 대해 갖게 되는 신뢰, 충성심 등에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현장에서 많이 활용되어 온 인사 등급 제도의 두 기준은 근무 연수와 직무 수준이다. 근무 연수는 근무한 햇수다. 오래 근무하여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생활비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더 많이 보상하겠다는 것은 흔히 익숙하게 들어 본 연공 주의를 일컫는다. 또 하나는 직무, 즉 일의 복잡한 정도와 어려운 정도에 따라 보상하는 방법이다. 전자는 '직위 등급제'라 하고 후자는 '직무 등급제'라 한다. 직위 등급제는 일본에서 발달한 시스템이고 직무 등급제는 서구에서 발달한 시스템이다. 우리나라는 과거에는 직위 등급제가 주류였으나 점차 직무 등급제 요소가 반영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선, 직위 등급제는 연차와 업적에 따라 등급(직위)과 처우를 올려 주는 시스템이다. 다시 말하면 조직에 오래 근무하는 것을 근간으로 능력과 실적을 반영해서 대우하는 시스템이다. 전통적인 회사의 직위 등급제의 예를 들면, 운전 업무를 하는 직원이라 하더라도 기업에서 오래 근무하면 부장급 운전 사원, 임원급 운전 사원이 되어 보수도 직위에 걸맞게 높아지게 되었다. 일의 중요도보다는 근무 연수와 나이가 처우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 직위 등급제를 채택한 회사의 경우 급여는 연차에 따라 상승하는 호봉제를 채택하고 직위는 근무연한, 실적, 승진 시험 등으로 평가하여 상승한다. 이 시스템은 직원의 장기근속과 충성심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리가 없으면 승진하지 못해 승진적체로 인해 조직이 정체되는 문제점과 근무연한만 늘면 처우가 높아지므로 조직의 활력과 업무의 신속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과거 일본의 종신고용제가 들어와서 정착된 시스템인데, 현재는 일부의 공공조직 또는 중소기업 등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자리가 없어 슬진 못한다는 의미는 직위와 직책을 연결하여 운영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인데, 예를 들어 인사과의 조직 책임자는 3급에 해당하는 인사과장이라고 가정하면, 현재 인사과장이 승진하거나 이동하여 공석이 되지 않으면 그 인사과에서는 3급 직위 승진도 이루어질 수 없는 시스템이라는 뜻이다. 직위 등급제에서는 공석이 일어날 때만 승진이 일어날 수 있게 되므로 승진 정체가 일어나기 쉽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제도가 '직능 자격제도'이다. 직능은 직무 능력을 의미한다. 직무 능력을 갖추면, 다시 말하면 위의 예에서 3급 수준의 직무 능력을 갖추면 과장이라는 조직 책임자의 자리가 생기지 않더라도 3급으로 자격 승진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이때 3급이 되는 사람은 3급 전문직이 되고, 과장이라는 직책을 갖는 사람은 관리직이라 해서 구분한다. 관리직은 자리가 있어야 승진할 수 있고, 전문직은 자리가 없어도 승진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직능 자격제도는 승진적체를 해결하고 능력 있는 직원들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기본적인 제도의 틀이 직위 등급제의 핵심인 연공서열에 의하므로 외부의 우수 인재를 영입하거나 역동적인 조직 운영에는 한계가 있는 제도다.

반면, 서구 기업 중심으로 발달한 직무 등급제는 직무의 중요도와 난이도의 따라 처우하는 시스템이다. 가령, 인사팀 업무에서 급여 정산과 인사전략직무를 보면, 매월 정기적으로 정해진 급여 지급 기준에 따라 직원들의 급여를 정산하여 지급하는 직무와, 회사의 사업 전략을 토대로 인력 확보 및 육성 정책은 물론 급여 수준을 비롯한 보상정책 전반에 대해 정책과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직무 간에는 합리적 관점에서 직무 수준의 차이가 인정된다. 이처럼 더 중요하고 난이도가 높은 직무에 대해서는 더 높은 처우를 하는 시스템이다. 보상은 직무(일) 종류별로 결정되므로 직무급이라 한다. 직무별 수준도 다르지만, 같은 직무라 하더라도 직무의 숙련도에 따라 처우가 달라진다. 운전 직무라 하더라도 숙련도에 따라 처우가 다르고, 마케팅기획 직도 숙련 수준에 따라 연봉이 달라진다. 직무 등급제에서는 직무 수준에 따라 등급이 정해진다. 1급이 가장 낮은 직급이고 7급이 가장 높은 직무라고 가정할 때, 인사 업무 중에서 급여 직무는 1급 ~ 3급, 인사기획 직무는 3급 ~ 5급과 같은 식으로 정해 직무 수준에 따라 최하 등급과 최상의 등급이 달라지게 된다. 보상은 연봉제를 기본으로 한다. 직무별 숙련도에 따라 연봉 수준이 정해져 있으니 동일한 직무에 동일한 처우가 가능하다(직위 등급제에서는 같은 직무라 하더라도 근속 연수에 따라 처우가 달라진다). 그래서 외부의 직무 전문가를 활용하기 쉽고 젊고 유능한 직원들로 하여금 회사의 보상 제도에 대한 공정성 인식 수준을 높여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반면, 근무 연한이 많은 고참 직원을 존중하는 한국 문화에 맞지 않고, 직무별로 처우 수준이 다르므로 다른 직무로의 이동 근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가령 같은 인사팀 내에서 근무하던 직원이라 하더라도 급여 업무를 하는 직원은 인사팀 내에서 상위 직무에 해당하는 인사기획 업무를 할 수 없다. 다른 직무이고 처우 수준도 다르기 때문이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인사기획 업무를 하는 직원을 급여 업무로 직무 전환할 수 없다. 직무에 따른 처우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직무 등급제에서는 직위(직급)와 직책을 완전히 분리해서 운영한다. 이 말은 직위(직급)가 올라갔다고 반드시 책임을 맡는 보직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나이나 경력보다는 일을 잘하면서 조직과 사람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을 조직의 책임자로 임명한다. 국가에서 주도하여 정착시키고 있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는 직무 등급제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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